#0. 디지털 혁명이 끌고온 질병
외면할 수 없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여기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이도 디지털혁명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러한 시대는 사람들에게 육체적노동으로 부터 자유를 주었고
빈부, 성별, 국경, 세대 등 모든 장벽을 뛰어넘는 이 디지털혁명 시대.
그러나 노동으로 부터 자유로움에도 사람들은 아파한다.
디지털 문명을 사용하는 모두가 이 답을 찾는 것에 고민을 해봐야 한다.
#1. '몸'
'나'는 의식과 감성으로 느낄 수 있지만, '몸'은 의식과 감성을 뛰어넘는 통제불능의 존재다.
몸은 의식 안에 갇힌 것이 아니고 존재와 우주가 교차하는 지점이고, 생명의 네트워크에 존재한다.
'산다'는 것은 '생명을 가진 존재'인 것이며, 근거는 '몸'이며 인간은 '생로병사'한다.
우리 몸은 역동적인 네트워크이고 타자들의 공동체이다.
그래서 나에 대한 탐구는 치유와 존재의 변환을 가능하게 한다.
[동의보감] 내경편, 목소리가 나오는 법에 쓰인 것을 보면
신장은 목소리의 근원, 심장은 목소리를 관장하며 폐는 목소리가 나오는 문이라고 한다.
목소리는 속 깊은 장기에서 나오기에 그 사람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호감의 매개체는 목소리와 말이며 이것이 호감의 척도가 될 수 있다.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외모를 꾸미는 것보다 고전을 공부하는 편이 좋다(웃음))
안에 있는 것도, 밖에 있는 것 아닌 이 말은 사람을 병들게도 활기를 주게 하는 힘이 있다.
[동의보감], 우리 몸에는 벌레가 많은데 그중 삼시충은 사람의 뇌에서 마음을 조정하는 숙주이다.
학문 탐구를 외면하게 하고 식욕과 성욕을 추구하게 한다.
생리적으로 몸 안에서 좋지 않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들고 모든 일이 엉망이 되어버리는 일.
그런 것이 어디서 덮쳐오는 것이 아닌, 몸의 징표가 안에서 나타난다.
우리 몸은 생명의 바다에서 수많은 네트워크를 한다고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동의보감], 살아있는 한 우리는 대소변을 가지고 다니는데 항상 먹고 배설을 하는 일인 것이다.
음식이 우리 몸에 들어가서 영양을 주고 난 뒤 익숙해지고 낡은 것과 결별하는 것이 배설이다.
육체노동으로 부터 벗어나면 마음이 바빠지며 이는 몸은 무력해지고 정신은 비만이 된다.
몸을 소외시키는 디지털 문명의 현대인이 앓는 대부분의 질병은 '자의식 과잉'이다.
타인의 시선에 많은 신경을 쓰며 돈, 외모, 스펙, 성공한 사람에 대한 타인의 기준이 자신을 지배한다.
그래서 욕망과 능력이 극단적으로 분화된다.(타인의 '거대한' 능력과 나의 '초라한' 능력)
욕망과 능력의 간극이 생길 때, 몸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질병과 번뇌의 원천이 된다.
이로 인해 내 몸과의 네트워크가 단절되며 자신과 소통하는 법을 망각하게 된다.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마이너스 건강법'이다. [동의보감]의 양생술은 기본적으로 '덜기'이다.
덜 먹고, 덜 쓰고, 덜 원하고, 익숙한 것들로 부터 멀어져야 하며 '배설'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결별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 것은 미련과 집착으로 현재를 살 수 없게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사람의 호흡의 수를 '수명'으로 보았다.
그래서 선천 60세, 후천 60세를 합하여 총 120세를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명으로 본다.
호흡의 숫자를 후천적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수명 단축/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밤에는 모든 신체 장기가 쉬어야 하므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호흡을 천천히 유지하는 방법이다.
또한, 야근을 하면서 야식을 먹는데 이때에도 오장육부가 움직이므로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이 빨라지게 하는 것 술, 분노, 섹스. 이것이 가능하다면 장수할 수 있다.
몸이 원하는 것은 순환인데, 매일 나와의 소통을 통해 몸이 원하는 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논리에서의 창조가 아닌, 몸을 쓰고 관계를 맺고 윤리적인 변화이다.
돈을 낳지 않는 창조, 책을 읽고 지혜를 만드는 일이 몸이 좋아하는 순환이고 몸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2. '사랑'
사랑은 전 인류 전 세대의 절대적 과제이면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일이다.
[동의보감], 남자의 혼인적령기는 16살, 여자는 14살이었으며
불과 100년 전만 해도 30살에 손자를 보았지만, 현재는 서른살이 넘어야 결혼적령기이다.
생체주기의 연장, 결혼이 미뤄진 이유는 '집, 땅, 차'라는 결혼의 절대 명제 때문이다.
젊은이들은 이를 위해 생애에너지를 헌납하며 적령기를 놓치는, 몸과 문명은 서로 어긋나게 된다.
여성은 멜로드라마에 빠지고, 남성은 포르노에 빠지며 대중문화가 만든 성의식에 갇힌다.
신체리듬은 어긋나고 자의식은 서로 다른데 이를 억지로 맞출 수 있는 것을 '스윗 홈'이라고 착각한다.
이런 씁쓸한 상태, 남녀의 몸과 정신이 어긋난 채로 가족구성원을 이루면 공동체로 이끌어 가기 힘들다.
결혼 후에도 끝없이 '집,땅,차' 향한 욕망을 못 버리면 소통을 불가하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게 된다.
철학자 니체의 말처럼 '행복하는 법도 훈련받아야 한다.' 노동해방시대지만 행복을 모른다.
행복한 법을 모르는 여성들은 자신을 한없이 추락시켜 원한을 상대에 돌린다.
자책과 원한의 끝없는 반복이 수많은 트라우마의 원천일 것이다.
계속된 결혼적령기 연장을 멈춰야 하며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탐구가 필요하다.
사랑이란 '삶'을 선물하는 일이며 사랑에도 생로병사가 있다.
중년부부, 젊은 연인에게도 마음에 바람이 불어 시련이 온다.
헤어짐을 결심한 쪽도 느닷없이 온 마음의 변화에, 이별은 당황스럽다.
그러나 그 종말은 자연스러우며 훈련이 필요하고 또 이를 감당해내면 새로운 삶에 배짱이 생긴다.
#3. '돈'
현대인을 힘들게 하고 지배하는 것. 얼마나 소유해야 만족할 수 있을까-
국가적으로 얼마나 풍족해야 젊은이들에게 청춘을 소중히 하라고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부자아빠가 되어야 너 나름의 인생을 살라고 자식에게 말할 수 있을까-
화페는 매개의 존재이나, 현재는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었다.
화폐가 '인간'을 지배하는 능력을 갖게된 것은 이를 '자본'으로 보았을 때 부터 이다.
이는 무조건 증식해야 하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맹목적인 욕망이다.
이런 돈은 성공하더라도 모두를 파멸시키거나, 주변에 사람이 없어진다.
사람은 돈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자본' 때문에 죽는 것이다.
'돈'이 목적아닌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삶의 서사'가 깃들어야 한다.
"어떻게 돈을 벌었나-,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어떤 성취를 이뤘나-'
[사람, 사건, 배경, 시간, 공간] 이 서사의 조건 속에 '돈'이 윤활유 역할을 한다.
명리학 공부 중 경험, 사람이 원하는 것은 언제 돈을 벌 수 있나- 언제 내 짝이 생기는가-
색과 돈은 결합돼있으며 돈을 원하는 마음으로 색을 밝히며 인복이 있어야 재물이 모인다.
잘 벌기 위해선 인복을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며 이는 낯설고 다른 환경의 사람들과 접속하는 것이다.
사람을 모으는 능력은 삶의 성공이며 후천적인 훈련으로도 가능하지만
지금의 교육과 문화는 인복을 훈련할 기회를 차단한다.
자기가 번 돈으로만 살아야 하는 시대에 부모의 선택은 많은 유산 물려주기.
자식에게 준 돈은 서사가 없으며 탐욕과 무지가 들어간 돈이다.
그 돈을 쓰면 사람이 달아나거나 그 사람은 돈만 빼앗기고 버림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성공을 위해서도 우정과 지성이 필요하다.
#4.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들
삼국지의 제갈량은 사람의 마음을 읽고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사람을 움직일 수 있었다.
허생전의 허생은 돈과 사람의 흐름을 알았기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다.
천하를 쥐락펴락 했던 인물들은 결국 사람을 알고 이해하는 능력이 있었다.
이 능력을 키워 활용하는 것이 '우정의 정치경제학'이라고 생각한다.
사계절이 있듯 돈도 세상에 순환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 화폐는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으로 내가 의지를 갖고 하려해도 묶을 수 없다.
그러니 화폐의 에너지에 끌려다니지 말고 그 운동성을 자각하고 능동적으로 소비해야 한다.
바람은 벌 만큼 번 중년은 청년들을 위해 증여하여 자유롭게 배우게 하고 그들에게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것.
다가오는 디지털 문명은 백수들의 시대를 만들 것이고 고도의 유동성을 지닐 것.
집, 직업, 학벌, 국경 등 고정된 것을 흔들고 사람의 마음도 따라 움직이므로
자유인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커지며 화폐를 향해가는 운동을 멈출 것 같다.
문명이 달려가는 곳에는 원초적 욕망으로- 구속되지도 하지도 않는 프리랜서로서 삶을 추구할 것이다.
백수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은 자신의 몸을 생명의 네트워크로 다루는 것이며 앎의 해방을 마음 껏 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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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강의'Who am I' 고미숙평론가님의 '우리시대 인문학의 세 가지 키워드 돈, 몸, 사랑'](54분)편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감이당]인문의역학 연구소 연구원 고미숙 고전평론가님께서 강연해주셨습니다.
'..그렇게 받은 무지와 탐욕이 담긴 돈..' 부분에서 소름이 싸- 돌았습니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렇게 보는 게 좀.. 그 속 편했다고나 할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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