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인간은 복잡한 만큼 여러 측면에서 대답 해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지금 껏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나의 삶에서 나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과거에는 얼굴에 쓰여있는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보기 위해 관상을 보았고
지원자가 누구 인지 알기 위해 기업 인사팀은 삶의 흐름이 쓰여있는 이력서를 본다.
뼈, 몸무게, 생김새, 머리카락 등의 생물학적 데이터로는 사람을 안다고 하지 않는다.
충무공 이순신에 대해서 안다고 말하면서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 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 "우리 삶을 어떻게 꾸며야 할까요?"
자신의 삶을 추하게 생각하면 인간은 살 수가 없기에 자기최면으로 라도 멋지게 설명한다.
자기 삶을 멋지고 근사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아름답게 살고 싶다고 한다.
여기서의 아름다움이란 참됨(진), 착함(선), 멋짐(미), 만족 등 넓은 의미의 아름다움이다.
칸트 '미학'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미'를 예술이 추구하는 가치로 인식하게 하였다.
하지만 '아름다움(미)'은 어디에나 있으며 히랍사람들은 '토 칼론'(to kalon)으로 이름 붙였다.
예술, 윤리, 학문 등 인간 삶을 전체에 아름다움은 인간 삶 전체에서 추구되는 심미적 가치이다.
(불쌍한 이웃을 도와주고 이를 아름답다고 하는 것도 '윤리적' 아름다움이다.)
'토 칼론'을 다룬 플라톤의 [大 히피아스]의 대화편 중 소크라테스와 히피아스의 이야기가 있다.
멋과 부로 우아한 삶을 영위하는 히피아스(아테네인)에게 '아름다움' 자체에 대해 답을 듣고자
소크라테스는 부단히 노력했지만 히피아스는 '아름다움'의 정의에 관심이 없었다.
히피아스 曰 '아름다움은 나와 같이 아름다운 말을 구사해 영향력을 행사하며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2. 아름다움과 사랑은 무엇인가-
아름다움을 제대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할 줄 알아야 한다.
짐승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에 대해 이야기 하지 못하지만,
인간 만이 자기의 일을 생각하고 음미하고 나눌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문학은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플라톤의 [향연]은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태도를 다룬 작품이다.
젊은 파이드로스 '멋있게 살기 위해서는 애인이 있어야 하며, 연애하는 사회가 훌륭한 사회가 된다.'로 말을 꺼낸다.
ㅇ파이드로스 : 사랑과 아름다운 행위 '없던 용기와 지식도 생기는 것이 사랑의 위력이다'
ㅇ파우사니아스 : 범속한 사랑과 고상한 사랑 '고상한 사랑만이 사람을 훌륭하게 만든다'
ㅇ에릭시마코스 : 사랑과 우주의 조화 '우주가 조화를 이루며 순환하는 것은 사랑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본래 사람의 모습은 구형이라고 믿어왔던 시대였다.
완벽한 아름다움을 구형으로 생각했고, 구형인간이었을 때에 힘과 지식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훌륭한 형태의 인간은 자만하다 신의 형벌로 인해 지금의 '반쪽짜리'로 찢어졌고
그 후부터는 자신의 잘린 반쪽을 평생 그리워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파네스는 현재 인간의 기괴한 형상은 아름다움이 아닌 희극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인간이 불완전 하기에 완전한 구형형태로 복귀하려는 갈망이 사랑이라고 했다.
'사랑에 아름다움은 상관없다. 불구가 온전하기 위한 애처로운 갈망만이 있다.'
비극시인인 아가톤은 사랑은 타자가 필요없으며 예술작품처럼 사랑이 만든 것은 아름답다고 보았다.
'모든 좋은 것의 총합, 젊고 유연하고 섬세한, 지혜까지 다 갖춘 것이 사랑이다'
아리스토파네스의 불완전한 사랑과 아가톤의 즉자적인 사랑을 말한 것이다.
#3. 소크라테스의 '사랑'
소크라테스는 앞서 말한 사랑의 정의를 종합하면서 '아름다운 것을 갈망'하는 것이라고 한다.
못가지고 있기에 갈망하는 것이고 사랑 자체는 아름답거나 훌륭하지 않다.
마르기 위해 물을 갈망하는 것 처럼, 향유하기 위해 아름다움을 갈망하며
아름다움을 소유하여 내가 아름다워 지고 이는 좋은 것이니 자신이 행복해 진다.
인간은 세포는 끊임 없이 죽어 새것으로 교체되며 매 순간 죽는 존재다.
평생을 시간과 싸우다 죽는 세포의 에너지 역할을 하는 것이 아름다움을 취하려는 갈망이다.
죽을 운명의 생명체는 짝을 찾아 자기 연장을 하며 이는 좀 더 아름다운 후손을 남기려는 인간의 욕망인 것이다.
몸의 재생산은 종족 번식이지만 정신의 재생산으로 명예를 남기고자 한다.
ㅇ'scala amoris'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사랑의 단계.
1) 육체의 개별적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단계
2) 육체의 아름다움 일반을 갈망하는 단계
3) 정신적인 것의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단계
4) 지혜를 갈망하는 단계
5) 통합적 지혜를 갈망하는 단계
6) 아름다움 자체를 갈망하는 단계
인간 지혜의 진화는 우주의 모든 것을 지식으로 축적했고 광범위한 우주를 지식으로 담아내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우주의 비밀을 다 밝힌다 하더라도 인간이 이것을 왜 이해하는 지도 밝혀져야 최후의 비밀도 밝힌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인간을 아는 것이 지혜의 최종, 크라운관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4. "나를 알기 위한 방법은 사랑하는 이의 눈 속에 비춰진 나를 보는 것이에요."
자기 혼자 자신을 돌아보는 것으로는 나를 알 수가 없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며 깊은 관계인 애인을 통해서 나를 확인할 수 있다.
플라톤이 '대화'편으로 철학을 이야기한 이유도 관계를 통해 지혜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테네의 전략가이며 미남 정치가 알키비아데스의 이야기로 [향연]은 마무리로 접어든다.
그는 소크라테스가 비록 못생긴 외모지만 그의 내면의 아름다움을 찬양하였고
이를 갖고 싶어했으나 소크라테스가 구애를 거절하면서 자신의 못남을 한탄한다.
소크라테스가 여제사장 디오티마의 입을 빌려 말했듯,
진정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움 자체를 보는 것'이며 인간 한계를 넘어 그것에 도달하는 노력이라고 한다.
삶에 관해 이야기 하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 아름다움에 닿지 못하는 것까지 이야기 하는 것이
[향연]의 이야기이고 인문학 전체의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을 포기하는 순간 망가지는 인생이 됩니다.
현대의 철학자 해리 프랑크푸르트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루며 이렇게 이야기 했다.
그 문제를 던지면서 그 질문자는 이미 답을 알고 있으며
그에게는 귀한 것, 아름다운 것, 지켜야 할 것 등 그 기준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사는 가' 하는 것은 그 기준을 명확히 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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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강의'Who am I' 이태수교수님의 '아름다운 것은 어렵다.'](49분)편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한국 철학회 회장님 이시자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님이신 이태수 교수님께서 강연해 주셨습니다.
기존 내용과 그 배경에 관련한 이야기도 함께 해주셔서 이해가 잘되고 재밌었습니다. (딸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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